방과 후에는 피앙세 3화
방과 후에는 피앙세 3화
지 암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되어 버리면, 미키짱만이라도 순수한 그대로 두고 싶다. 더러움을
모르는 처녀로 두고 싶다.
「그렇지만이고 뭐고, 자매라고 해서 그런 거에 신경을 쓸 일이 아니잖아!
몇 번이나 말했지만, 미키짱은 미키짱, 그걸로 좋은 거야」
나는 그렇게 역설했다.
미키짱 표정에 명랑함이 되살아난다.
「정말!? 그렇구나, 미키가 생각한 대로, 타다시 오빠, 똑똑하네」
으……. 큰일 났다! 방금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만큼, 지금은 세 사
람과 중립적인 관계로 있고 싶다는데, 느닷없이 포근한 분위기에 빠져버렸잖
아!
스스로 판 묘혈에 발이 빠진 나는, 미키짱 페이스에 끌려가고 만다.
「그럼 말이야, 미키가, 오빠한테 좀 묻고 싶은 게 있어」
「뭐……, 뭘까?」
「미키, 가슴 작은가?」
「하아……?」
도저히 이야기에서 맥락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미키도 제대로 부풀고 있는데, 우리 반 애들이나 언니들은 모두
가슴이 더 커서……. 아까 오빠도 경험하거나 하면, 다른 사람들과 같아진다
고……」
아무래도 내가 처음 착각했던 탓에 이야기가 엉킨 것 같다.
「그게 아니야. 경험뿐이 아니라고 했어」
「그렇지만, 타다시 오빠도 작은 거보다 큰 편이 좋겠지?」
「아니……, 그건……」
가슴 크기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나는 아무래도 좋지만, 없는 것보다
는 있는 편이 낫지 않을까.
나는 멍청하게도 그것을 말해버렸다.
「역시~……」
고개를 조금 숙인 미키짱은, 갑자기 슬립을 쇄골 위치까지 걷어 올렸다.
무구한 하복부를 감싼 순백 쇼츠와 사랑스러운 배꼽, 그리고 불룩한 융기와
살짝 색깔이 든 유륜 중심의 작은 돌기가 드러난다.
「미, 미키짱!? 무, 무슨……?」
「오, 오빠. 미키는 말이야, 가슴을 크게 만드는 마사지를 받고 싶어」
「마사지……?」
갈피를 못 잡고 있자, 미키짱이 촉촉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으, 으응, 미키 혼자는 잘 못하니까, 도와줬으면 해」
그녀 볼이 살짝 빨갛게 물든다. 나도 온몸의 피돌기가 활발해지고, 특히
위아래 머리에 대량으로 흘러든다.
「그……, 그런 말 해봐야……」
내 중얼거림이 들리지 않았는지, 미키짱은 타닥타닥 침대로 다가가, 가만
히 누웠다. 물론 슬립을 걷어 올린 채.
어, 어쩌면 좋지……?
머릿속에 수많은 감정과 사고가 소용돌이쳤다.
마침내 나는 결론을 하나 도출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거, 그다지 없는 찬스잖아. 보통은 당당하게 여자애
가슴을 만지는 일이 없으니까.
작정을 한 나는 못된 감정이 겉에 드러나지 않도록 애쓰면서, 침대로 다가
갔다.
「좋아, 도와줄게」
「정말? 와아, 신난다! 그럼 이 책에 쓰인 대로 해봐」
마음대로 하세요, 라 말하는 듯한 소녀는, 풍만한 가슴 마시지 테크닉이
게재된 잡지를 내밀고 재촉한다.
「으……, 응……」
나는 조금 조심스럽게 손을 뻗는다.
손바닥이 작은 가슴 언덕에 살짝 닿았다.
미키짱 체온과 심장 고동이,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전해져 온다. 그 자극
에 맞추어, 내 심장은 격렬하게 두근거리고, 체온이 상승한다.
지, 진정해, 타다시. 이건 특별히 야한 짓이 아닌 거야.
책을 슬쩍 바라본 나는, 거기에 적힌 대로 미키짱 가슴을 마사지한다.
우선은 주무르듯이…….
밀착한 손바닥 중심에서 단단한 유두 감촉이 춤춘다.
「앗, 아아앙」
다음은 옆으로 펼치듯…….
작은 유두의 탄력이 더욱더 커진다.
「으으응……아앙」
이런 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그보다 아까부터 들리는 미키짱 음성이
너무 마음에 걸린다.
「아앙……, 오빠, 계속……」
내 이성은 말도 안 되는 위기를 맞고 있었다. 미키짱의 사랑스러운 가슴이
커지기 전에, 내 사타구니가 커질 것은 확실하다.
「어, 나 좀 봐, 미키짱. 그, 어, 음성……, 어떻게 할 수 없어?」
내 호소에 미키짱은 촉촉한 눈으로 한숨 섞인 속삭임을 흘린다.
「하지만……, 오빠 손……, 기분이 좋은 걸」
그, 그런 말을 하면……이, 이대로 가다간 내가, 내 이성이…….
「오빠……빨리」
으윽, 그런 말을 해오면……. 이제는…….
「아잉, 오빠……」
트, 틀렸다! 이제 참을 수 없어!!
나는 미키짱의 가냘픈 몸 위에 엎드렸다. 그리고 가슴, 허벅지 가리지 않
고 손이 가는 대로 더듬어댄다.
「앗, 아아……, 타다시 오빠……, 어쩐지 이상해……」
분위기가 이상해진 것을 알아차린 미키짱이 호소한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
게 하는 게 제일 효과적이라고 속삭이며, 손길을 멈추려고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만지는 여자애 몸은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보기에는 날씬한 미키
짱도, 여성적인 둥그스름함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나는 그 감촉을 마음껏 느끼고, 생생하고 아름다운 맨살을 두 손으로 탐했
다.
「흐으응……, 어쩐지 간질간질해」
그런 미키짱 음성도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손을 움직여, 순
백 쇼츠에 싸인 작은 엉덩까지 더듬어댄다.
미키! 미키!!
마음속으로 이름을 연호하는 나는, 이윽고 그녀의 비밀스런 곳을 더듬으려
했다.
포갰던 상반신을 밑으로 미끄러뜨리고, 허벅지를 어깨에 멘다. 눈앞에는
그곳만 두 겹으로 된 두꺼운 옷감이 있었다.
「아~앙! 부끄러워」
거실에서 본 미사씨 쇼츠와 마찬가지로, 작은 얼굴이 스며들어 있었다. 내
가 만져서 젖은 것이다.
요컨대 느끼고 있는 까닭에……, 내 물건을 원하고 있어!
나는 빨려들 듯 옷감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그 순간…….
「윽!!」
등골에 전류가 스치고, 답답한 청바지 밑에서 완전히 팽창했던 육봉이 날
뛰었다.
폭발하고 만 것이다.
하복부에 미지근한 것이 퍼진다. 그와 동시에 머리에서 열기와 피가 사라
졌다.
「왜……, 왜 그래? 타다시 오빠?」
「미안……. 미안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어깨에 올렸던 허벅지를 침대로 내린다.
미키짱은 조금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일어나서, 문으로 걸어갔다.
「어, 저어, 고마워. 미키, 기분 좋았어」
흐트러진 속옷을 매만지고, 미키짱이 꾸벅 머리를 숙인다. 그리고 그대로
총총 방에서 나갔다.
「하아아아……. 한심하다~!」
나는 불안정한 모습으로 침대에 털썩 엎드렸다.
제3장 흔들리는 마음, 꿈틀대는 흑심
평소처럼 FM방송이 흐른다.
나는 그것을 흘려들으면서, 침대 위에서 몸을 뒤척인다. 이것도 평소 그대
로.
「타다시씨……. 아침이에요」
여인 음성이 들린다.
엄마 목소리……?
그럴 리 없지. 엄마 목소리는 7년 전부터 듣지 못했다. 상냥한 그 음성은,
이제, 두 번 다시 들을 수 없어…….
「아침 식사 시간이에요. 빨리 일어나 주세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엄마 음성이 아니라면……?
아아, 미즈키씨 음성이구나…….
그래서 나는 벌떡 일어났다. 모포를 젖히고 사타구니를 본다.
파자마 밑의 물건은 아침 생리현상도 보이지 않는 채 침묵하고 있었다.
그야 그렇겠지.
미키짱에게 마사지(?)를 한창 하다가 폭발한 나는, 한밤중에 몰래 욕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탈의소에는 미키짱과 미사씨, 그리고 미리씨와 미즈키씨가
벗은 속옷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불끈불끈 솟는 욕망에 지배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속옷 냄새를 맡으면서, 사람 수대로 빠짐없이 마스터베이션을 해
버렸다…….
죄책감과 무기력에 시달리며, 침대 위에서 괴로워한다.
하아~, 일어나고 싶지 않아……. 이대로 자고 싶다.
「도대체 왜 칸노씨는 죽어버린 거야!」
터무니없는 불평인 줄은 알지만, 그만 입 밖에 내고 만다.
아래층에서는 미즈키씨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타다시씨, 슬슬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지각하고 말아요」
기분이 무겁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아주 힘든 느낌이다.
내 평온한 생활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하아~, 고민해도 소용이 없나」
나는 어쨌든 차림을 갖추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왔지만 역시 기분은 개운해지지 않았다.
그야 그렇겠지. 여기 온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없잖아.
책상에 엎드려 있는데, 한숨만 끊임없이 나온다.
하아아, 어쩌면 좋지, 나…….
「왜 그렇게 침울해」
갑자기 음성과 함께 후두부를 맞는다.
「아야야~!! 갑자기 사람 머리를 뒤에서 때리다니, 누구야, 진짜!」
뒤돌아보니 두 손을 허리에 대고 나를 내려다보는 우메하타가 서 있었다.
「꽤나 엄살이시네」
「뭐야, 우메하타잖아……」
「뭐~어~야, 그 태도. 바로 어제 그런 일이 있어서, 내가 걱정해 주는 건
데」
조금 전 그게 걱정해주는 행위냐!?
「이런, 그 얘기, 학교에서는 하면 안돼! 알았거든 저리 가, 저리」
「뭐야! 침울한 거 같아서 말을 걸어줬더니. 도대체가, 교실에 있을 때는
해방된 거니까, 그렇게 우울할 필요 없잖아!」
나는 퍼뜩 깨달았다. 우메하타 말에는 분명 일리가 있다. 이 교실에 있는
한, 그 세 사람에게 휘둘릴 일은 없다.
나는 짝, 손뼉을 치고 우메하타를 바라본다.
「뭐……, 뭐야……. 갑자기 나를 똑바로 보고……」
「그렇구나. 여기 있는 한, 그 세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거야」
우메하타가, 뭘 새삼, 하는 얼굴로 나를 다시 바라보았다.
괜찮잖아. 사람들한테 쫓기다 보면, 가끔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되니까.
……조금 틀린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내 자기분석은 홈룸 개시 차임에 끊어진다.
「이크, 홈룸이 시작되겠다!」
우메하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교실 문이 열리고, 담임인 스즈키(鈴木) 선
생님이 특유의 거구를 흔들며 나타났다. 그리고…….
「안녕, 여러분. 홈룸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부터 너희와 함께 공부할 교육실
습생을 소개하겠다. 자, 칸노군……」
다음 순간, 나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이 반 부담임으로 신세질 교육실습생 칸노 미리입니
다. 칸노는 모 유명 여배우와 같은 글자고, 미리는 아름다운 무늬(美しい理)
로 씁니다. 짧은 기간입니다만, 여러분, 잘 부탁드려요」
보디라인을 강조하는 타이트 미니원피스 위에 아마 재킷을 세련되게 걸친
미리씨가, 미소를 지으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온반에 웅성거림이 일어난다. 특히 남자애들은 광희 난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너희! 칸노 선생님이 이름 그대로 아름답다 해서 소란 부리지 마」
「어머, 선생님, 말씀 잘 하시네요, 호호호」
스즈키 선생님이 멋쩍어 했다. 금방 남자애 하나가 놀린다.
「선생님, 엉큼하네요(鼻の下が伸びてるぞ一っ)-!」
「바보! 어른을 놀리는 거 아냐. 특히 남학생들은 추파 던지려는 생각은 하
지 마. 칸노 선생님에게는 피앙세가 있다고 하니까」
다시 온반이 웅성거린다. 나도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꽤-액!? 그 얘기, 학교에는 비밀이잖아-!
「이거 원, 시끄러워서. 아무튼 칸노 선생님을 너무 난처하게 만들지 않도록
해」
스즈키 선생님이 말하자 남자애들은 우등생인 척 순순히 따랐다. 모두들
미리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 같다.
정말이지, 왜 모두 들떠 있는 거야. 저 사람은 그런 여자가 아니야.
그건 그렇고…….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던 미리씨를 봤을 때, 어쩐지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았던 것은, 기분 탓이 아니었다. 토요일 아침, 복도에서 만
났던 미인 여성. 그 사람이 미리씨였구나!
게다가 하필이면 우리 반 부담임이라고!?
편안함은 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마지막 성채가, 마지막 안식처가 허무하
게 사라져버린다.
망연자실한 나를, 옆자리에 앉은 우메하타가 쿡 찔렀다.
「응, 응, 와키타군. 혹시 저 사람이 피앙세 후보야?」
「아아. 그 중 한 사람이야……. 하아아……」
「저 사람이……」
그렇다니까. 게다가 두 사람이 더 있고, 나는 불과 일주일 안에 결혼상대
를 선택하지 않으면, 집에서 쫓겨날 판이야.
하아~……. 나에게 안식처는 없는 것인가? 후우우~…….
그 날은 평소보다 훨씬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수업이 모두 끝났어도, 귀가 전 홈룸이 있다. 요컨대 하루에 최소한 두 번
은 학교에서 미리씨와 얼굴을 마주쳐야 한다. 아무래도 우울해지고 만다.
다행히 오늘은 두 번 모두 홈룸은 무난하게 끝났다.
역시 학교에서는 문제될 행동을 하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이대로 계속 소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기껏 그 세 사람에게 전혀 간섭받지 않을 공간이 생긴 줄 알았는데, 그것
은 이슬처럼 사라져버렸다. 세 사람 모두 같은 학교에 통학(미리씨는 통근이
지만)하고 있으니, 원래부터 완전할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글쎄, 오늘 느낌으로 보면 교내에서는 노골적이고 위험한 전개가 펼쳐지지
않을 것 같다.
오랫동안 책상에 엎드려 있던 나는, 손목시계가 알리는 5시 알람을 듣고
천천히 일어섰다.
분명 세 사람 모두 귀엽고, 여자 친구로 삼으면 부러움을 살 게 틀림없지
만, 즉시 약혼이다, 결혼이다, 하면 그만 뒷걸음질을 치게 되고 만다.
터벅터벅 복도를 걷는데, 계단 앞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앗, 타다시잖아」
미리씨다. 하필이면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말았어…….
「자, 잠깐……, 학교 안에서 그 건은 비밀이잖아요. 너무 친밀하게 대하지
말아 주세요」
「무~슨 소리야. 나는 미즈키씨한테, 방과 후라면 오케이, 라고 들었어」
아……, 그러고 보니, 그저께 이야기할 때, 미리씨는 동석하지 않았지…….
「나는 그렇게 듣지 않았어요. 누구든 학교에 들키면 사실 손해 보는 건 나
니까요!」
정말이지 이런 일로 처벌을 받기라도 했다가는, 천국의 양친을 볼 낯이 없
다.
「괜찮아, 괘-앤찮아. 나에게 피앙세가 있는 건 모두 알고 있고, 만일 타다
시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부양해 줄 테니까」
「노, 농담하지 마요! 그런 걸 멋대로 결정하지 말아 주세요!!」
「어머, 그렇게도 내가 상대 되는 게 싫어?」
「그……, 그건……」
싫다든가 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뭐, 지난 번 일은 술 탓이라 생각하고 용서해줘. 타다시도 기분 좋았잖
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아무튼! 학교에 있을 때는, 나와 미리씨는 학생과 교생이라니까요!!」
「예예, 그럼 또 봐, 와키타군」
갑자기 미리씨 오조가 바뀌었다. 싫은 예감이 든다.
「나는 이제 귀가하려고 하는데, 너도 같이 돌아가자」
「왜?」
「어~머, 그러면 안돼, 와키타군. 교생이라지만 나는 교사, 게다가 너희 반
부담임이니까, 내 말을 잘 들어야지. 아니면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겠다는
거야?」
마지막 말투는 노골적으로 나를 놀리는 말투였다. 지금의 나는 흡사 고양
이가 가지고 노는 쥐 꼴이다.
「아……, 알았어요」
「그렇게 나와야지! 그럼 나, 출석부를 놓고 올 테니까, 교문에서 기다리고
있어」
신난다-! 그 틈에 도망가야지.
「미리 말하는데, 그 틈에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만두는 편이 좋
아」
「아, 아니에요……. 그런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칸노 선생님」
「그렇게 모범생인 척 할 거 없잖아. 미리라고 불러도 돼」
농담이겠지? 학교에서 그렇게 부를 수는 없잖아!
「아무튼!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야 해」
아~아……. 어쩌다 이렇게 됐지?
사실 교생 위치를 이용하는 건 다른 두 사람에게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미키짱이나 미사씨를 도울 수 잇는 것도 아니다. 성욕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아직 세 사람 모두 미지의 사람일 뿐이었다.
시키는 대로 교문 앞에서 미리씨를 기다리던 나는, 하교하려 하는 우메하
타에게 발견되었다.
「왜 그래? 이런 데 찌그러져서」
「우메하타는 관계없어」
「설마……, 예의 피앙세 관계?」
「그거야……」
「하지만 와키타군, 어제 분명하게 자기 뜻을 전했잖아. 그렇다면……」
「타다시이, 기다렸지!」
우메하타가 한창 말을 하는데, 느닷없는 음성이 겹친다.
움찔하는 우리 쪽으로 미리씨가 달려왔다.
「어머, 당신은?」
미리씨가 아무렇지 않게 묻자, 우메하타는 묘하게 굳은 음성으로 이름을
댄다.
「나, 중등부부터 계속 와키타군과 같은 반이었던 우메하타 요시코입니다」
「우리 반 애? 그랬나?」
「그렇습니다!」
「미안해요. 나, 아직 학급 전원을 파악하지 못해서」
「그렇겠죠. 나, 선생님 같은 미인이 아니니까 인상이 약할 테고」
무, 무슨 소리야, 우메하타……?
흡사 싸움을 거는 듯한 태도다. 어제도 그렇지만, 내가 칸노 집안 사람들
을 너무 나쁘게 설명했나? 한편, 상대인 미리씨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어른의 여유를 부리는 것 같다. 사실 어린애와 어른. 싸움이 되지 않음은 알
지만, 나는 조마조마하며 두 사람의 그런 말시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메하타씨라고요? 『요시코』라니 글자는요? 아름다운 애(美しい子)?
아니면 착한 애(良い子)인가?」
「그……, 그건……」
강경한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던 우메하타가, 갑자기 힘을 잃었다. 이것은
자리를 수습할 찬스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들었다.
「분명, 풀초머리에『모 방(方)자』를 쓰는 요시코(芳子)지」
「아아, 그렇구나. 그쪽 요시코구나」
미리씨가 납득하자 우메하타 표정이 갑자기 파랗게 질렸다가, 다음 순간에
는 새빨개졌다.
「나……, 나는, 실례합니다!!」
느닷없이 그렇게 말하더니, 우메하타는 스커트 자락을 펄럭이며 달려가 버
렸다.
왜……, 왜 저래, 우메하타 녀석……?
「어머머, 왜 저러지?」
「글쎄요? 내가 묻고 싶어요」
정말 어떻게 된 거지?
우메하타가 달려간 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미리씨가 팔을 잡아당겼다.
「뭐, 그건 됐고, 빨리 가자. 여기 있으면 너무 눈에 띄기도 하고」
그도 그렇군. 나는 재촉하는 대로 걷기 시작한다.
결국 미리씨와 함께 하교하는 건가……. 흐으음~…….
「으응, 타다시?」
「무슨 일입니까?」
「내 참, 또 그렇게 딱딱하게! 남자는 유사시에만 딱딱해지면 되는 거야」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꺄하하! 조크야, 조, 오, 크!」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어이가 없어 하늘을 우러르는 나에게, 미리씨는
장난스럽게 귓속말을 했다.
「그보다 말이지, 그렇게 피가 쏠리면, 기분 풀고 그러지?」
「또 그런 소리! 피라니, 여자의 그 날이나 그렇겠지」
「헤~, 늦깎이인 주제에 제법 조숙하네」
오지랖도 넓으셔!
토요일 밤의 그 일 이후, 미리씨는 언제나 일정한 느낌으로 접근해 온다.
반대로 이쪽은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언제나 한 걸음 물러서고 마는데,
그녀는 그것을 무시한다.
「그건 됐고, 이런 시간에는 슬쩍 다른 곳에라도 들러서 기분을 확 풀자, 어
때?」
다른 곳에 들르다니, 미리씨와 함께……. 무슨 일이지?
「타다시, 갈피를 못 잡겠어?」
「에?」
「갈피를 못 잡는다는 건, 맥락을 안다는 거네. 자, 가자!」
미리씨 스타일인 역전의 발상이라고나 할까, 이 사람은 모든 것을 자기 사
정에만 맞추어 해석하는 모양이다. 억지로 내 팔을 움켜잡더니, 어깨가 바짝
닿게 끌어당겼다.
「아야야! 자, 잠깐~……」
너무 강제적인 행동에, 나는 조금 반발심을 느꼈다. 역시 말을 해야 할 때
는 분명하게 말하는 편이 서로에게 좋겠지.
「미안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면, 나, 곤란해요. 미리씨도 학생을 억지로 다
른 곳에 데려갔다가 들키면, 교원면허를 취소당해요」
「그, 그건……. 으음, 그럼 어쩔 수 없네」
포기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미리씨가 바라본다.
아무래도 내가 쏜 한방은 적시타였던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이제는 도망갈
뿐이다.
「그럼, 나, 먼저 집에 갈 테니까, 미리씨 혼자라도 갔다 와요」
「으……, 응……」
나는 미리씨 생각이 변하기 전에,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미리씨의 마수에서 도망치자마자, 나는 에이프런 차림으로 걷는 미즈키씨
와 마주쳤다.
「어머, 타다시씨. 지금 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만, 미즈키씨는?」
「지금부터 저녁식사 쇼핑을 하려고요」
「아아, 과연……」
나는 끄덕이고 아름다운 미망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심야의 마스터베이션을 상기하니, 상당히 후회스럽다.
칸노 모녀의 속옷 중, 마지막으로 맡은 미즈키씨 쇼츠가 제일 향기로웠다.
욕실도 그녀 방도 1층에 있기 때문에, 내 그런 행위를 들킨 건 아닐까 불안
해진다.
「왜 그래요?」
「아……, 아니, 별 일은……」
나는 불안을 떨치고, 다른 시점으로 미즈키씨를 바라보았다.
부엌데기도 아닌데, 에이프런이 정말 어울리는 사람이다.
문득 미즈키씨 모습이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겹쳐졌다. 어릴 때 자주 쇼핑
에 데려가주던 그 때 기억이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인상이 비슷한지도 모르
겠다.
「저어, 혹시 괜찮으면 같이 쇼핑가지 않겠습니까? 타다시씨가 좋아하는 음
식 같은 것도 알고 싶고」
그야 불감청고소원이다. 피앙세 세 사람과 함께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기도 하고, 흐릿하게 어머니 이미지와 겹치는 미즈키씨라면 못
된 생각도 일어나지는 않겠지. 게다가 만에 하나, 도중에 미리씨와 우연히
마주쳐도 상대가 미즈키씨라면 불평도 못할 테고.
「그럼 쇼핑을 도울게요. 짐 들기 정도 밖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요」
「에, 무슨…….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요」
「기분 전환을 위해 같이 가는 것뿐이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 말아요. 그리
고 어차피 나는 받아먹기만 하는 몸이고」
갑자기 미즈키씨가 입을 다문다.
내가 무슨 말실수를 했나?
「왜 그래요?」
「아니요……. 그렇다면, 염치없이」
「응. 그럼 빨리 갈까요」
미즈키씨와 함께 상점가로 향한 나는, 좋아하는 음식 이야기 같은, 대수롭
지 않은 내용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다. 그것은 그녀의 인품이나 생각을
알기에는 최고로 좋은 기회였다.
나는 슬쩍 돌아가신 칸노씨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미즈키씨는 그리 많이 이야기하려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가 그를
남편으로서 사랑했던 것만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적어도 재산을 노렸다거나, 할아버지 취향 같은 차원 낮은 이야기는 아니
었다.
칸노씨는 97년간의 인생 중 15년 가까이 재혼했다고 하는데, 미즈키씨는
자기가 마지막 아내였음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여섯달도 되지 않는 시간이었어도…….
「어머, 맙소사, 나도 참, 너무 오래 이야기하고……. 쇼핑하러 왔는데」
그렇게 말하고 미즈키는 채소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근처에 대형
슈퍼마켓이 있지만, 동네 가게들을 하나하나 돌면서 물건을 살피는 것이 미
즈키씨의 쇼핑 이론인 듯하다.
「저어, 미안합니다. 이 카보차와 양배추를 주시지 않겠습니까?」
「좋아요! 여전히 눈이 높네요, 그런데, 오늘은 젊은 남편과 함께 쇼핑이신
가?」
「에……? 아니에요」
가게 아저씨 말에 미즈키씨는 조금 수줍어하면서 미소로 답한다.
아무래도 미즈키씨는 불과 며칠 사이에 상점가 사람들과 완전히 친해진
것 같다.
「이거, 부인도 방심할 수 없는 분이네. 야아, 이래봬도 남몰래 부인 팬을
하고 있었는데. 미인에 차분하고, 우리 마누라하고는 아주 달라」
「내 참, 아저씨도! 부인에게 혼나요」
「그런 바보자식! 알 게 뭐야」
「말씀은 그러면서,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계속 옆에 있다니, 그건
멋진 일이에요」
미즈키씨 말에 나는 움찔했다. 그래. 그녀는 미망인이지. 진심으로 함께 사
랑했던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다. 가게 아저씨는 미즈키씨 마음 따위 알
지도 못한다. 급소를 찔렸는지, 그냥 쓰게 웃으며 머리를 긁었다.
「그런 건가. 자, 카보차에 양배추. 시금치도 덤으로 넣었으니까」
「후후후, 고마워요」
그건 그렇고 이런 때에는 미인이라는 것이 역시 이득인 것 같다. 미즈키씨
는 근처 부인들에 비하면 빼어나게 예쁘기도 하고, 나이로 봐도 절은 부인이
라 할 수 있다. 마을 아저씨들의 마돈나가 되는 것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사람 생각을 묘하게 간파한다고 할까, 교묘하게 마음을 장
악한다. 게다가 그것에 미운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어쩐지 따뜻
하고, 좋은 의미에서 무게가 있다.
나는 감탄하는 얼굴로 미즈키씨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다음 가게로 가죠, 타다시씨」
「아……, 으, 으응」
그런데, 미즈키씨, 정말 미인이네. 이런 사람이 어째서 90 넘은 할아버지
하고 결혼했을까? 아무리 서로 사랑한다지만 아깝네.
미즈키씨도 방심하면 안 되겠어……그런 감정이 머리를 스쳤다.
「저어, 타다시씨. 나 따위를 보고 있어도 괜찮겠습니까?」
「에……?」
「이런 아주머니한테 정신을 뺐기면 안 돼요. 그 애들을 잘 보아 주셔야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어찌 이리 내 생각을 읽어버렸지? 정말이지, 미즈키
씨, 묘하게 날카로운 부분이 있다.
사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미즈키씨가 어쩐지 기뻐하는 듯 보인 것은,
기분 탓일까?
잠시 후 목적했던 것을 모두 사고, 그녀는 요염하고 긴 머리카락을 흔들
고, 내 앞에 섰다.
「자, 쇼핑도 끝났으니까, 돌아가죠」
「으, 으응」
그 때 나는 묘하게 두근거리는 기분이었다.
「어서 와, 오빠! 아, 미즈키씨도 같이 왔구나」
쇼핑을 하고 돌아온 우리를, 미키짱이 활기차게 맞이한다.
「응, 쇼핑을 좀 도왔어」
「타다시씨, 정말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별 거 아니에요」
「그럼 미키짱, 오늘도 저녁 준비를 도와줄래?」
「응, 좋아」
두 사람은 내 손에서 짐을 받아, 부엌으로 즐겁게 걸어갔다.
내가 구두를 벗는데, 현관 문이 열리고, 미리씨도 돌아왔다.
「지금 왔어요……. 어, 이거, 타다시잖아. 마침 있었네」
생글거리면서 미리씨가 말한다. 유혹을 거절한 다음인 만큼, 아주 불길하
다.
「어, 어서 오세요……」
나는 저절로 뒷걸음질치고 만다.
아무래도 이 사람은 대하기가 어려워…….
「뭐 하는 거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좋아」
「벼, 별로 무서워하는 건 아니지만……」
「흐으~음, 뭐, 됐나. 그보다, 이거, 이거」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작은 꾸러미를 내밀었다.
「자, 선물! 내 거하고는 색깔이 다른 세트」
「선물……?」
「물건을 사러 갔는데, 마침 좋은 게 있어서 타다시에게도 주려고 사왔어.
정말 재미있으니까, 타다시도 해봐. 그럼, 또 봐」
나에게 그 꾸러미를 떠밀고, 미리씨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런데 이 안에 든 건 대체……?
걱정이 된 나는 그 자리에서 꾸러미를 열어본다.
안에서 나온 것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게임 프로그램인『불붙는 지망(志
望)!』과 전용 포켓 게임기였다.
「이, 이거……, 분명 너무 인기가 좋아서, 지금은 좀처럼 입수할 수 없는 물
건일 텐데……. 그런 걸 입수해 오다니……. 미리씨, 대단하다!」
나는 미리씨에게서 받은 선물을 안고 방으로 갔다.
그날 저녁 식사도, 어제 못지않게 근사했다. 특히 중화요리 풍미인 고기와
야채 볶음은, 분량이 절묘해서 먹기 편했고, 무엇보다 맛이 최고다.
칸노 세 자매 전원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 저녁 식사는 조금 소란하고,
조금 호화로운 분위기였다. 지금까지 혼자 살던 나날을 생각하면, 이것은 이
것대로 행복하다 여겨진다.
만복에서 오는 행복감에 빠지면서, 나는 침대 위에 큰대자로 누웠다.
「아~아……, 이대로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면 좋을 텐데……」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결혼 상대를 고르지 않으면, 내 미래는 유랑민 신세…….
간단히 선택할 수 있다면 고생스럽지는 않겠지만, 사실 이렇게 갑자기 선
택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 그것을 생각하면, 또 내 기분은 우울해진다.
기껏 맛있는 요리에 좋아졌던 기분도, 쓸모가 없어져…….
어떻게든 비관적인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점점 빠져
들고 말 것 같다.
「그래. 더 활발해져야해!」
혼자서 방에 처박혀 있는 것도 문제다. 지금은 차라리 작정을 하고 방에서
나가보자. 어쩌면 상황 타개책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방에서 나온 나는, 별 생각 없이 칸노 세 자매의 방문이 늘어선 복도를 바
라보았다.
아래층에서는 TV를 보는지 미리씨와 미키짱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렇다면 2층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인가?
나는 당연한 일처럼 미사씨도 거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녀 방문이 조금
열려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 미사씨는 2층에 있나…….
말이 없는 그녀는, 아직 그 정체를 잘 모르겠다. 독서가 취미인 건 알지만,
무슨 책을 읽는지도 나는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자, 어쩐지 흥미가 생겼다. 내가 모르는 미사씨의 일상을
조사해보고 싶어진다. 그것은 순수한 호기심에서 나온 것으로, 스커트 속을
엿볼 때 같은 못된 마음은 아니었다.
문에 다가가 보는데, 안에서 작은 소리가 들린다.
가죽을 문지르는 소리와 금속 도구가 서로 닿는 듯한 소리다.
뭐지? 책을 읽고 있던 게 아닌가?
이상하게 생각한 나는, 문틈으로 살짝 실내를 엿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이럴 수 있나, 본디지룩으로 몸을 조이고, 황홀한 표정으로 거울
앞에 선 미사씨 모습이 있었다!
게다가 그 본디지는 끈으로만 만들었다. 풍만한 유방을 조이고, 속옷도 걸
치지 않은 가랑이로 파고들어, 통통한 살을 조이고 있다.
SM에서 쓰는 구속구라는 것인가!?
나는 넋이 나가 그녀의 치태에 눈길을 고정시켰다. 평소에는 얌전해보이던
그녀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니! 그뿐이랴…….
「아앙……. 하아……하아……」
코맹맹이 할딱임이 빨간 입술을 가르고 흘러나온다.
저런 소리를 내고……. 느끼고 있는 걸까?
눈앞의 광경이 믿어지지 않아 나는 일단 미사씨로부터 시선을 거두었다.
조금씩 떨리는 그녀 발치에는 빨간 장정의 문고본 책자 몇 권이 흩어져
있다.
내 위치에서는 책 두 권의 제목이 보였다.『오빠에게』와『고백』이다.
그것은 성인 컴퓨터 게임의 소설판 책이었다. 설마 어제 저녁 읽던 것도
저런 책이었나? 그렇다면 그 쇼츠 얼룩은……, 요컨대…….
내 상상은 흥분한 가느다란 음성에 끊어졌다.
「앗……! 나, 나……, 이, 이제……」
허리를 덜덜 떨던 그녀는 털썩 주저앉아 버린다. 그리고 바닥에 앉은 다음
에도 그곳을 자극하듯 허리를 돌리고 있다.
가랑이에 파고든 끈과 허벅지에는, 체내에서 스며 나온 꿀물이 달라붙어,
조명을 반짝반짝 반사하고 있었다.
「타……, 타다시씨……아아앙, 아후, 앗! 으응, 으으응!!」
나는 기절할 듯 놀랐다.
분명히 내 이름을 불렀다.
지금 2층에 있는 사람은 그녀 외에는 나뿐이다. 그리고 살짝 열린 문.
나를……, 유혹하고 있는……건가?
아니면 이건 단순한 우연?
어느 쪽이든 미사씨가 나에게 범해지는 장면을 상상하며 오나니에 빠진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상당히 이상한 상황에서…….
이상한 광경을 눈앞에서 보고, 내 분신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로 있으면 어제와 똑같이 또 폭발하고 말아! 우선 그만 방으로 돌아
가자. 더 이상 엿보고 있다가는, 나, 이제 참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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