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캐스터 노예 3부
미인 캐스터 노예 3부
그 날, 리허설때문에 204호스튜디오에 들어선 히토미는 갑자기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은 쇼크에 휩싸였다. 열흘 전 밤에 쿠니이 유키히사의 집에서 본 그 텔레비전의 악역이 바로 거기에 와 있었던 것이다.
왜……어째서 여기에……?
떨리는 손가락으로 대본을 넘겨보다가 이유를 발견했다. 「THE NEWS LIVE」에서는 요일별로 특집코너가 있었다. 월요일은 스포츠, 화요일은 머니, 그 외 건강, 독서 특집 등으로 각각 담당 리포터가 취재보고하였다. 매주 수요일은 「예측불가 생방송」이라고 해서, 섹스산업의 최신 화제, 포르노 비디오나 풍속 산업의 화제점 소개 등 오로지 저속한 취재만을 취급하였다. 히토미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코너였다.
오늘 수요일의 「예측불가 생방송」방송대본을 보자 「강간의 미학-카이토 라이지」라고 쓰여져 있었다. 카이토 라이지, 그 남자의 예명이다. 히토미는 쇼크받은 와중에도 그렇게 기억했다.
스튜디오 한 구석에서 카이토 라이지는 담당 여성 리포터와 뭔가 협의하고 있었다. 화려한 쓰리피스정장차림으로 그 거구를 감싼채 흉악함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풍모는 스튜디오 안을 위압하는 느낌이었다. 라이지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히토미의 피부에는 축축히 비지땀이 베어나왔다.
「히토미씨. 왜 그런 곳에 멍하니 서있어요?」
디렉터인 하야노 타카코가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다가왔다.
「아, 분위기가 이상한 사람이 있어서 놀랬군요?」
「네, 예……뭐」
「카이토 라이지. 뭐가「여범 동맹」이야… 진짜 야쿠자하고 전혀 다를바 없는걸. 당신이 제일 싫어하는 타입이겠네요」
아무렇지도 않은 타카코의 질문에 히토미는 당황하면서 애매하게 대답을 했다.
「자, 30분 남았어요. 힘냅시다」
그렇게 말하고 타카코가 떠나자, 기분을 가라앉히기위해 히토미는 구석에 앉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지만 종이컵을 쥔 손가락이 조금씩 떨렸다. 설마 그 남자와 스튜디오에서 함께 있게 되리라고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여고에서 현역으로 동경대 입락, 재학중에 지성과 미모의 뉴스캐스터로 화려하게 데뷔하는 등 모든 사람이 부러워 할 정도의 재능과 용모를 타고난 히토미였지만 기묘한 버릇 때문에 이전부터 골치를 썩고 있었다. 어느 특정 타입의 남자를 만나면, 총명함으로 가득 찬 그녀가 갑자기 최면술에 걸린 것처럼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의식이 희미해지고, 몸에서 힘이 빠져 상대가 시키는대로 하게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그 타입이란, 야쿠자같이 흉포한 풍채의 남자. 그리고 뱀처럼 가늘고 째진 눈을 갖고 위압적으로 상대를 보는 독특한 남자. 카이토 라이지가 확실히 그 전형이었다.
지면 안돼. 싸워……그렇게, 그러는 수 밖에 없어…
사랑하는 유키히사와의 결혼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것을 위해서는 절대 약점을 간파당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절대로.
그 때 머리 위로 낮고 대담한 목소리가 울렸다.
「아리요시 히토미씨지요?」
온 몸에 전율이 일어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카이토 라이지라고 합니다. 악역 전문의 보잘것없는 배우입니다.」
「아…… 예, 예…… 이쪽이야말로…」
의자에서 일어서서 어색하게 인사를 돌려주었다. 혀가 엉켜서 잘 말할 수 없었다. 완전히 허를 찔려 버렸다.
「이야, 아름답군요. 텔레비전에서 본 것보다 훨씬 아름답네요. 실은 당신 팬이라서 이번에 섭외가 들어왔을 때, 개런티는 필요없다고 이쪽에서 오히려 부탁했답니다. 하하하」
호들갑스럽게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선글라스 안쪽의 작는 눈은 물끄러미 히토미를 응시하고 있었다. 히토미는 당황해서 남자로부터 눈을 떼었다. 계속 보고있으면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우, 대단히 멋진 몸매를 갖고있네요. 머리도 좋고, 미인인데다가 몸매도 요염하니… 헤에, 확실히 나의 이상적인 타입입니다」
히토미의 갸름한 얼굴 생김새를 감상하고, 이번엔 그 균형잡힌 늘씬한 장신을 좌우 각도로부터 뻔뻔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밤 히토미는 화려한 꽃무늬 프린트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이지적이고 품위있는 그녀에게 딱 맞는 옷이다. 히토미의 탁월한 패션감각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높았다.
「신장은 얼마정도인가요?」
「저…… 165cm정도입니다」
초면의 상대에게 그런걸 일일이 대답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는 생각되지만, 무심결에 묻는대로 대답해 버렸다. 마치 최면술에 걸린 것같았다.
「으음, 과연, 과연」
끊임없이 감탄하면서 라이지는 여성스럽고 우아하게 부풀어오른 원피스의 가슴에서 끈적끈적한 시선을 거두지않았다. 히토미는 마치 속옷 속까지 드러내보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빨리 가! 어딘가 가 버려줘!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라이지는 결코 멀어지려 하지않았다. 히토미의 낭패한 모습을 즐기는 것이 확실한 얼굴이다. 두 사람의 바로 옆을 스탭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히토미는 고립무원이었다.
「몸은 늘씬한데 젖가슴은 꽤 큰걸. 25살이라고 했지. 잘 여문 몸이야. 가슴사이즈는 얼마야?」
「……모, 모릅니다」
라이지는 마침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히토미는 목덜미까지 새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떨구었다.
「후후후. 한 번 당신의 누드를 감상하고 싶다. 멋질거야」
「그런 말, 그만두세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히토미는 중얼거렸다.
「부끄러운 모양이구나. 더욱 마음에 들었다. 여유있게 만나고 싶으니 한 번 시간을 만들어 봐.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그건…… 무리에요」
누가 누구를 만나는 것입니까? 나에게는 유키히사씨가 있어요.
「후후. 약혼자때문에 꺼림직한거야? 고지식하기는… 이 바닥에서 그런 말하면 사람들이 웃는다고. 오늘 밤 어때?」
거칠어진 말투로 노골적으로 강요해왔다. 방송용으로 화장을 마친 히토미의 뺨에 땀이 베어났다. 도망치려고 해도 몸이 꽁꽁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 그런 일, 곤란합니다. 정말 안되요」
「그렇다면 지금 바로 어때? 아직 방송까지 시간이 좀 있어」
「아니. 싫어요……」
히토미는 거의 울먹이듯 대답했다.
아무나 제발 살려줘요! 부탁해요!
「그냥 둘이서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
고양이가 쥐를 협박하는 것 같았다. 라이지는 입맛을 다시면서 히토미를 궁지로 몰아갔다. 히토미의 어깨위로 손을 올렸다. 진심인것 같았다. 프로그램의 메인 캐스터를 생방송 시작이 얼마 안남은 스튜디오에서 데리고 나갈 생각인 것이다.
히토미는 저항할 수 없었다. 얼굴 전체가 붉게 달아오른채 눈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 라이지에게 어깨를 안긴채 함께 휘청휘청 걸었다. 남자의 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야성적인 체취에 히토미는 가벼운 현기증마저 느꼈다.
어떡해야 하지. 유키히사씨, 살려줘요!
마음 속으로 혼신의 비명을 질렀지만, 남자의 마력으로부터 피할 수 없었다. 라이지와 피부가 맞닿자, 거기가 화상입은 것처럼 뜨거워졌다.
「가볍게 즐겨보자구, 좋지?」
「…………」
「그리고 도대체 어떤 속옷을 입고 있는지 보여줘. 아마 멋진 것을 입고 있겠지, 너」
「그, 그런 말을……」
「헤헤. 젖가슴을 주무르거나 거기에 손가락 찔러넣으면서 얼마나 멋진 몸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넌 아마 최고의 보지를 갖고 있을게 확실해.」
도저히 제정신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음란한 말들이다.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차례차례 내뱉으며 히토미가 당황하는 모습을 라이지는 유쾌하게 응시하였다.
「어디에 가세요, 히토미씨? 리허설이에요」
하야노 타카코가 그런 두 명을 보고 뒤쫓아 왔다. 카이토 라이지가 아깝다는 듯이 끌끌끌 혀를 차며 훼방꾼이라고 중얼거렸다.
「어머나, 카이토 라이지씨였군요? 함께 어디에…?」
「아, 예. 아리요시씨에게 스튜디오 안내를 부탁했던 참이었습니다.」
라이지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거야. 너를 내 것으로 만들꺼라고」
떨어지면서 안도감에 허덕이고 있는 히토미의 귀에 그렇게 속삭였다.
그 날 밤, 히토미의 방송은 「THE NEWS LIVE」출범 이래 최악이었다. 언제나 거침없이 뉴스 원고를 읽고난 후 적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지만, 오늘 밤은 몇 번 더듬거렸고 코멘트도 우왕좌왕했다. 게다가 프로그램 스탭진이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눈에 들어와, 더욱 긴장해 실수를 거듭했다.
모두 카이토 라이지 때문이었다. 생방송 전의 사건도 쇼크였지만, 지금도 스튜디오의 한쪽 구석에서 라이지는 날카로운 시선을 계속 보냈다. 도저히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아리요시 히토미도 역시 인간인지라 컨디션이 나쁠 때도 있다고 시청자들도 생각할거에요.」
광고가 나가는 중에 그렇게 말하며 하야노 타카코가 위로해 주었다. 히토미는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아서 인상적인 눈동자를 붉게 충혈시키고 있었다. 타카코는 상냥하게 어깨를 안아주었다. 모든걸 타카코에게 털어놓을까하고 일순간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추잡한 과거를 모두 드러내야했다. 그건 무리였다. 죽어도 그것은 말할 수 없었다.
CM이 끝났다. 타카코가 서둘러 세트로부터 멀어졌다. 다음 코너는 「예측불가 생방송」드디어 카이토 라이지의 차례다. 리포터 사토 유가리가 활기찬 목소리로 라이지를 소개했다. 유가리는 약간 혀가 짧은듯한 말투의 육감적인 미인이다. 전엔 아이돌 가수였지만 탤런트와 스캔들을 일으키고 나서 다소 저급한 뉴스를 전달하는 리포터로 변신했다. 나이는 아마 히토미와 비슷할 것이다.
「오늘 모신 분은 「여범 동맹」외에도 텔레비전과 영화로 매우 바쁜 카이토 라이지씨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드라마처럼 범죄자 역할을 추구한다는 특이한 캐릭터의 소유자라고 합니다. 오늘 밤의 예측불가 생방송은 거기에 스포트를 들이대었습니다. 제목은 「 강간의 미학-카이토 라이지」!」
긴박한 서스펜스 터치의 음악에 맞춰 라이지가 거체를 흔들며 등장했다. 나타나자 마자 리포터에게 다가가 나의 여자가 되는거다라고 마치 드라마 속에서처럼 야쿠자같은 거친 말을 했다. 꺄악 유가리가 비명을 지르며 호들갑스럽게 날뛰어, 스튜디오 분위기는 일순간 치솟아올랐다.
라이지의 존재감은 굉장한 것이었다.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며 다른 출연자들을 완전하게 압도하고 있었다.
「이번엔 저도 정말 혼났습니다. 이제 결혼할 수 없게 되버리는게 아닐까싶을 정도였어요. 라이지씨가 프로듀스하는 영화의 촬영현장에 취재하러 가서, 거기서 억지로 범해져 버렸습니다」
유가리는 거기시 잠시 말을 멈췄다. 바로 옆에서 듣고 있는 히토미는 움찔 놀랐다. 유가리도 자신과 같은 버릇이 있는 것일까? 설마, 그런…….
「라는 것은 농담입니다만, 라이지씨에게 강간 연기의 지도를 받으면서 범해지는 공포라고 할까, 스릴을 충분히 맛보았습니다. 게다가 부끄럽게도 대본에는 없었는데 갑자기 옷을 벗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사실 여러분이 보기를 원하지않습니다만 일단 그 녹화장면부터 보시겠습니다.」
미리 녹화된 비디오가 흘러나왔다. 먼저 포르노 영화의 촬영장이 보였다. 기모노를 입은 여자가 능욕되는 장면이었다. 유가리가 마이크를 한 손에 들고 나타나서, 벌거벗은채 카이토 라이지가 여배우에 강간연기를 지도하고 있는 곳을 소개했다.
휴식시간이 되어서야 라이지에게 마이크를 내밀 수 있었다. 영화 내용을 설명하는 라이지. 스스로 프로듀스하는 작품이라 그런지 열정적이었다. 그리고 유가리를 상대로 강간연기를 한번 해보자고 권유하기 시작했다. 유가리는 처음은 꺼렸지만 진지하게 권하는 라이지의 모습에 오케이해버렸다. 수요일의 「예측불가 생방송」코너에서는 유가리의 이런 전력투구하는 모습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런 복장은 여기선 어울리지 않아. 벗는 편이 좋겠군)
유가리가 멋지게 차려입은 원피스를 보며 라이지는 태연하게 말했다.
(네에……? 그, 그런… )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일단 하기로 한 이상 진지하게 하지않으면 안된다. 여기있는 사람들은 모두 옷을 벗어야한다. 만일 장난이라면 바로 돌아가도록)
상대가 텔레비전의 리포터일지라도 라이지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않은 채 악역 그대로의 박력으로 전혀 가차없었다. 가벼운 기분으로 취재하고 있었던 유가리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전개에 반쯤 울듯한 표정이 되었다.
(저…… 여기서 벗습니까? 정말이요? )
당황해 두리번거리며 디렉터를 찾는 유가리. 그 뒤에서 라이지는 익숙한 모습으로 유가리의 원피스의 패스너를 내렸다.
(조, 조금 기다려 주세요. 아니……카메라맨, 찍지 말아요)
(뭐야! 지금 장난하는건지 아나, 이 년이 정말! )
라이지의 말투는 야쿠자 그 자체였다. 눈 깜짝할 순간에 원피스를 빼앗긴 유가리는 농염한 핑크색 슬립차림이 되어버렸다. 몸집은 작지만 아이돌 출신인만큼 스타일은 좋았고, 가슴 근처의 볼륨도 훌륭했다. 「아, 부끄러워요」라고 외치는 유가리의 이국적인 얼굴은 벌써 새빨게졌다.
이건 너무 심해. 도대체 이게 뭐하는거지? 사토 유가리씨, 정말 싫어하고 있는데…
히토미는 모니터를 보면서 격렬한 분노를 느꼈다. 그와 동시에 달콤하게 저려오는 성감을 느꼈다. 자신이 유가리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면 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유가리는 슬립 차림으로 다다미에 밀어 넘어뜨려졌다. 옷자락이 흩어지며 허벅지가 노출되었다. 포르노 여배우가 아니라 미인 리포터인 만큼 한층 더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이제 되었습니다. 알았으니까…)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무슨 말인가!)
(아, 아니…… 이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요)
(이것도 다 공부야. 이봐, 움직일 수 있겠어? 남자가 시키는 대로일뿐이지. 헤에, 좋은 젖가슴인걸…)
유도기술처럼 보이는 자세로 유가리의 양손을 억누르며 슬립 위로 젖가슴을 뒤졌다. 유가리는 있는 힘껏 저항하지만 꿈쩍도 하지않았다. 거침없는 손이 음란하게 가슴을 주무르며 허리 근처를 애무했다.
(아니 ……싫어요! 저기, 제발, 아무도 없어요!)
(오오. 좋은 목소리를 가졌구나. 너, 나의 영화에 출연시켜줄까? 나하고 실제로 섹스하는 장면을 찍는게 어때?)
(아, 아악……아니. 거기, 거기는 그만…)
라이지의 오른손이 슬립을 헤치며 허벅지 안쪽으로 침입했다. 유가리는 거의 절규에 가까운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다리를 억지로 벌리게 하자, 더욱 슬립이 벌어지며 팬티스타킹 너머 팬티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왼손은 브래지어 안으로 비집어넣어 직접 유방을 잡았다. 융기를 반쯤 드러낸채 주물러지자 유가리가 드디어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사태가 거기까지 이르자 보조디렉터 두 명이 말리러 들어갔다.
(뭐, 뭐야, 네 녀석들은?)
(이제 그만해요. 너무 과격해요, 라이지씨)
(지금부터가 멋진 장면 시작이라고)
오히려 더 미인 리포터를 덮쳐 그 글래머한 몸을 마음대로 희롱했다. 핑크색 슬립은 거의 벗겨져 반나체가 되어버린 광란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다.
(그녀를 그만 놓아주세요. 더 이상은 곤란해요)
라이지의 거체를 두 명이 달라붙어 떼어놓았다.
(이게 뭐야. 그러니까 이런 취재는 싫다니까! 취재할거라면 각오하고 오라고!)
마지막으로 흉악한 얼굴로 카메라를 쳐다보며 악담을 퍼부었다. 그것을 모니터로 보는 히토미의 심장은 쿵쾅거리며 온 몸에 흠뻑 땀을 흘렸다. 아아, 정말 무서운 남자다. 성욕을 억제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임에 틀림없어. 누가 이런 기분나쁜 기획을 한거지? 왜 이런 불쾌한 사람을 스튜디오에 불렀을까…….
프로그램의 도덕성 저하를 한탄하는 히토미였지만 사실 그것은 격렬하게 성감이 흔들리고 있는 스스로를 향한 분노이기도 했다. 리포터의 몸에 무턱대고 다가드는 카이토 라이지를 보며 이미 다리사이는 흠뻑젖은채 뻐근함을 느꼈다. 저런 장면을 보면서, 게다가 생방송 도중에 느껴 버리자 히토미는 울고 싶어질만큼 자신이 한심했다. 무서운 과거의 기억이 시간을 관통해 눈 앞에 튀어나온 느낌이었다.
역시 안 돼… 조금도 회복되지 않았어……
당시 히토미는 고교 3학년. 동경대를 목표로 예비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거기에는 수학을 가르치는 토미나가라는 명물 강사가 있었다. 야쿠자 선생님으로도 불렸었는데, 유도선수를 연상케하는 단단한 체격에 스프라이트 쓰리피스 정장을 입고 머리는 항상 올백. 옅은 색의 선글라스 안쪽에는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날카롭게 빛나는 가느다란 눈이 있었다.
토미나가는 맥주를 마시며 강의했다. 어조는 야쿠자 그 자체로, 끊임없이 학생을 위협하는듯한 큰 소리를 질렀고, 마음에 들지않는 학생이 있으면 죽도로 구타하기도 했다. 그런데 가르치는 실력만큼은 대단해서 토미나가의 클래스는 모집과 동시에 곧 만원이 될 정도로 성황이었다.
히토미는 그 야쿠자 선생님에게 격렬하게 마음이 동요되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이따금 눈과 눈이 마주치면, 뱀에게 감시받는 개구리처럼 몸이 움츠려들었다. 동시에 뇨의를 강하게 느낄 때처럼 하반신에 강한 압박을 느꼈다. “젖는다"라는 말의 의미를 히토미는 그 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 명물강사가 교단에 설 때면 어쩔줄 모르며 고개를 숙이고 아래만 쳐다보며 수업시간을 보냈다.
「아리요시, 내 강의가 지루한가?」
어느 날, 토미나가가 불러 면담한 적이 있었다. 강의내내 고개를 숙이고만 있으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렇게 마주하게 되자, 히토미는 더 이상 냉정하게 있을 수 없었다. 심장고동은 높아졌고 심신의 불일조는 몸을 태우는 듯했다. 연애감정과는 달랐다. 토미나가와 같이 기름기 흐르는 남자에게 히토미같이 청순한 여고생이 반할 리가 없다. 그것은 일종의 병리현상으로밖에 해석할 방법이 없었다.
「너는 너무 공부에만 몰입해서 감정이 너무 굳어버린 것 같군. 가끔은 휴식을 갖는게 좋겠는걸」
그 날, 선술집에 데려가졌다. 생전처음으로 술을 마시자 그 취기가 도착된 기분을 한층 더 부추겼다. 술을 마시는동안 파충류처럼 느껴지는 토미나가의 눈이 음미하게 빛나며 히토미의 온 몸을 집어삼킬 듯 바라보았다.
「너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성욕이 꿈틀거린단 말이야. 학생에게 이런 기분 느끼는건 처음이다. 얼굴이나 몸 모두 마음에 들었다구」
아, 나는 이 사람의 노예가 되버리겠구나……
히토미는 그런 예감이 들었다. 어질어질 마약이라도 맞은 것 같은 의식에서 깨어났을땐 이미 호텔 앞까지 와 있었다.
「싫어요, 선생님, 곤란합니다」
당연히 격렬하게 저항했다. 히토미는 물론 처녀였다. 마지막 이성이 움직였다.
「걱정마라. 내가 여자로 만들어줄 테니. 후후, 마음껏 귀여워해주마」
토미나가는 강하게 어깨를 안으며 압도적인 박력이 느껴지는 음성으로 말했다. 순간 히토미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대로 억지로 호텔에 끌려 들어갔다. 모든게 첫 체험이었다. 혀가 조용히 들이마셔지는 키스도, 온 몸에 퍼부어지는 끈적끈적한 애무도, 남자에게 한 장 한 장 옷을 벗겨지는 것도…
「깨끗한 피부를 갖고 있구나」
속옷 차림으로 세워진 채 드러난 피부에 토미나가의 음탕한 시선이 쏠린다. 히토미는 수치심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요염한 성감에 습격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부풀어 오른 젖가슴 위로 토미나가의 손이 움직이고, 허리도 더듬어지고 나서 팬티도 벗겨져버렸다.
「오호, 보지가 벌써 흠뻑 젖었구나. 그렇게 나를 갖고 싶었나, 아리요시?」
벌써 처녀지가 축축하게 습기를 띠고있는 것을 토미나가는 바로 간파했다.
「아, 아니에요, 그건……」
「이런 사랑스러운 얼굴을 갖고, 공부벌레인 주제에 이렇게 음란하단 말이지? 좋아, 좋아」
「아악, 선생님, 그만 멈춰주세요…」
더러움을 모르는 점막을 손가락으로 긁어대자 히토미는 미친 것처럼 몸부림쳤다. 왜 이런 형태로 순결을 잃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눈물이 뚝뚝 흘러넘쳤다. 수치, 굴욕, 공포, 자기 혐오 그러한 감정이 단번에 분출되었다.
「여자가 되고 싶은가? 너의 여기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내 자지를 갖고 싶다고. 갖고 싶다고!」
「안되요. 싫어요!」
토미나가의 손가락이 그 부분을 집요하게 노리며 점막을 파고들었다. 믿을 수 없게도 애액이 흘러넘쳐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안 되겠어. 이제 도망갈 수 없어. 달콤한 굴복감이 갑자기 가슴에 퍼졌다. 침대로 밀려 넘어뜨려졌다. 야쿠자 선생님이 덮쳐왔다. 토미나가의 흉측한 페니스가 히토미의 처녀막을 끔찍하게 찢었다.
예비학교를 마칠때까지 그런 변질적인 육체관계를 몇 번이나 거듭했다. 아무리 안된다고 생각해도 토미나가의 차가운 뱀같은 눈초리로 감시받으며, 음란한 말이 귀에 속삭여지면 저항할 수 없었다. 언제나 강간당하는 것처럼 거칠게 히토미는 능욕당했다. 그리고 히토미의 17세 육체는 순식간에 개화해 갔던 것이었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도 토미나가는 항상 따라다니며 떨어지지 않았다. 몇 번이나 헤어지려고 했지만, 도망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당하며 멍자국이 남을정도로 얻어맞았다. 토미나가는 점차 새디스틱해져 때때로 속박된 채 섹스를 강요받았다. 히토미는 점차 변태성욕의 세계에 끌어들여져 갔다.
그런 사정이 있어 대학시절에 사랑하는 유키히사와 교제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토미나가는 이상할정도로 집념이 강한 성격이었다. 만약 다른 남자와 교제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이런 무서운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고, 그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자신의 도착적인 버릇을 저주했다.
하지만 두 명의 관계는 뜻밖의 형태로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2년이 지난 어느 가을 날, 토미나가는 간암으로 쓰러져 입원한지 얼마되지 않아 사망한 것이다. 수업중에도 맥주를 놓지않던 애주가였던지라 간암에 걸린 것이었다. 한때는 허탈 상태에 빠졌지만 곧바로 히토미는 정상적인 학창생활을 되찾을 수가 있었다.
만약 토미나가가 지금도 살아있으면 오늘날 뉴스캐스터로 활약하고 있는 자신은 없었을 것이다. 아마 지금쯤 접객업이나 혹은 음란한 풍속업체에서 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었다.
토미나가나 카이토 라이지같은 저런 폭력적인 타입의 남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사냥감을 찾기위해서, 사나운 짐승같이 날카로운 후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표현할 수 없는 불안이 마음속을 지배했다. 카이토 라이지는 토미나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만약 약점을 들킨다면 이번이야말로 파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 이제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야……
토미나가가 죽은 후 몸에 베어버린 도착적인 버릇과 열심히 싸워서, 그것을 억눌러 참아 유키히사에게만 사랑을 바쳐 온 히토미이다. 그 때부터 자신은 사회에 나와 훌륭하게 성장한 것이었다. 대학생때와는 달리 시키는대로 움직이게 될 일은 없을것이라고 계속 되뇌었다. 어차피 라이지의 출연은 오늘 밤 뿐이다. 오늘만 잘 보내면 더 이상 걱정할 일은 없었다.
게다가 여기는 텔레비전방송국이다. 스탭을 비롯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라 만일의 경우엔 맨 먼저 달려와 도와 줄 것이었다. 스튜디오를 나오면 히토미전용 자동차도 준비되어 있다. 저 남자에게 감금되거나 납치될 가능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기분이 안정되어 몸떨림도 안정되었다. 히토미가 회상에 빠진 동안 화면은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보신 것처럼 라이지는 아주 대단한 박력의 소유자입니다. 저는 정말 범해진다고 생각되었거든요. 부끄럽게도 말이지요.」
사토 유가리는 이미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있었다. 아무리 풍속업이나 섹스산업 리포터라고 해도 누드를 드러낸 것은 처음이었다.
「……네, 예. 정말 대단한 취재였었네요. 수고했습니다」
「아마 아리요시씨가 그런 상황이 되면 쇼크로 기절해버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강간을 예찬하는 「여범 동맹」에 대해 여성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갑자기 뜻하지않은 질문이 날아오자 히토미는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뭔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복잡했던 머릿속을 열심히 정리했다.
「붕괴하고 있는 남성사회의 발버둥을 상징한다고나 할까요. 육체적 신화의 권력회복을 통해 작금의 여성 상위를 저항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난 여자 상위보다 뒤로 하는 편을 좋아해」
라이지가 돌연 말참견했다. 히토미는 할 말을 잃었다. 저런 말을 거침없이 하다니 무신경의 소유자일 것이다.
「어머나, 이것은 너무 노골적인 발언이네요. 그러면……」
유가리도 당황해서 서둘렀다. 이래서는 진행이 되지 않는다. 디렉터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재빨리 라이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부디 방송심의에 걸리지 않도록 라이지씨에게 부탁드릴께요」
취재때 저런 일을 당한 후인만큼 유가리는 벌벌 떨려서 인터뷰하기 어려운 것 같았다. 경력, 여성 체험, 「여범동맹」의 결성동기 등 진부한 질문이 계속되자 라이지는 그야말로 싫증난다는듯 무성의하게 대답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라이지씨 지금 제일 강간해보고 싶은 여성은?」
「헤에. 그래, 실은 꿈꾸는 여자가 한사람 있어」
「헤에, 누구인가요, 그 행운의, 아니 불행한 여성은 도대체?」
「말해도 괜찮은가? 그럼 말하지. 저기 있는 아리요시 히토미다」
라이지는 엷은 웃음을 떠올리며 히토미를 가리켰다.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수백만의 시청자들 앞에서 치부가 드러난 기분이었다.
「정말 놀랐습니다. 아름다운 아리요시씨가 이 무서운 라이지씨에게 강간되는 장면은 여자인 내가 상상해도 자극적입니다. 아리요시씨의 어떤 점이 제일 매력적인가요?」
「일단 나와 같은 동경대출신이지, 쿡쿡쿡. 지적인데다가 미인이고, 오늘 스튜디오에서 만나보니 발군의 몸을 갖고 있어. 여기서 한 번 해볼까?」
「거짓말. 카이토 라이지씨가 동경대출신이라면 나는 하버드졸업생이에요. 어쨌든 라이지씨의 요청이 어떻습니까, 아리요시씨?」
다시 유가리가 유인했다. 뜻밖의 진행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취재하면서 누드가 되는 수치를 당한 울분을 화풀이하는 것 같았다. 카메라가 히토미를 클로즈업으로 잡았다.
「나는…… 거절이에요」
낭패한 기색을 들키지않으려고 무리하게 미소지었다. 그 뺨이 팽팽하게 당겨왔다. 뭔가 좀 더 말하지 않으면……. 터질듯한 심장의 고동과 싸우면서 히토미는 말을 계속했다.
「강간의 문제는…… 그렇게 단순한 흥미로 여겨질 것이 아니라, 약한 여성을 지켜야한다는 입장에서 좀 더 진지하게 논해져야 합니다」
라이지가 이쪽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식은 땀이 새롭게 등을 타고 흘렀다. 빨리 광고방송을…… 더 이상 긴장이 계속되면 정신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CM 1분전이라는 싸인이 나왔다. 크게 한숨 내쉬는 히토미.
「아리요시씨의 거절과 함께 오늘 밤의 「예측불가 생방송」, 사토 유가리의 리포트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