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캐스터 노예 2부
미인 캐스터 노예 2부
「수고하셨습니다」
스탭들에게 인사하며 아리요시 히토미는 벌써 조명이 꺼지기 시작한 204호 스튜디오를 나왔다.
(아, 이번 주도 무사히 끝났다…)
일주일의 마지막인 금요일 프로그램을 무사히 끝내고 이렇게 대기실로 향하는 복도를 걸을 때마다 히토미는 뭐라고 말할 수 없을만큼의 충족감을 맛보았다. 인기 캐스터만이 가능한 자기도취의 일순간이었다. 생방송 시작하기 전의 그 몇 분동안에는 언제나 도망치고 싶을정도로 두려워하며 바짝 긴장하던 일이 지금은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내일 하루는 일을 잊고 약혼자인 쿠니이 유키히사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히토미의 마음을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204호 스튜디오의 바로 위층에 히토미의 전용분장실이 있다. 텔레비전 출연자에게 전용분장실이 주어지는 것은 거물배우 서너명정도만 받는 대접으로써 히토미같은 젊은 사람에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마이에이방송국의 히토미에 대한 대우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실내는 6다다미정도의 크기로, 구석에는 커텐을 쳐서 만든 간단한 탈의실이 준비되어 있었다. 히토미가 화장대에 앉아 화장을 지우기 시작할때쯤 디렉터인 하야노 타가코가 문을 노크하며 들어왔다.
「수고하셨어요. 남성 주간지에서 취재요청이 들어왔어요. 인기 캐스터의 수영복 모습 특집으로 표지는 꼭 당신으로 장식하고 싶다고하네요」
「싫어요, 그런거……」
히토미의 뺨이 순간 붉어졌다. 요즘은 쓸데없이 그런 신청이 많았다. 자신은 뉴스캐스터이지, 연예인과는 다르다는 생각이었다. 흥미 위주의 일반잡지에 사진을 찍히거나 기사가 쓰여지는 것도 귀찮은데 하물며 수영복 모습은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미안합니다만 거절해 주세요」
「그럴거라고 생각해서 벌써 거절했어」
하야노 타가코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히토미는 그 웃는 얼굴을 아주 좋아했다. 벌써 40대라고 하는데, 소녀같은 순수함을 느끼게 하는 귀여운 미소였다. 자신도 나이를 먹으면 하야노 타가코같이 일도 열심히 하는한편 여자다움도 잊지않는 멋진 중년이 되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말 대단한 인기야. 취재신청 외에도 자서전 집필 의뢰, 드라마나 영화 출연 섭외, 음반을 내지 않겠냐는 등의 전화가 도대체 하루에 몇 개 정도 걸려온다고 생각해?」
「미안합니다. 디렉터인 타가코씨에게 그런 귀찮은 일을 하게 해서요」
「어머나, 괜찮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뭐」
히토미는 어떤 사무소에도 속하지 않았고, 또 매니저도 데리고 다니지않았다. 대신 마이에이방송국의 디렉터인 타카코가 그 역을 맡아 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아리요시 히토미도 사무소에 들어갈 필요가 있지않을까? 앞으로 여러가지 일이 늘어날텐데」
「싫어요. 저, 지금하는 일만으로도 힘이 부쳐서 도저히 다른 일은 할 수 없어요」
「으응. 히토미는 정말 욕심이 없구나…」
거울 속에 비치는 히토미의 단정한 얼굴을 바라보는 타카코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백치미인, 성형미인 등 연예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미녀가 존재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방송국에 있으면서 이토록 지적이며 맑고 신선한 미모의 소유자를 타카코는 본 적이 없었다.
칠흑같이 검으면서 윤기흐르는 세미롱의 머리카락이 인상적이었다. 새하얀 피부는 화장이 그다지 필요없을 정도로 깨끗했고, 갸름한 얼굴의 윤곽도 더할 나위 없었다. 뺨으로부터 턱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실로 유려하고, 아래턱은 총명함을 나타내듯 약간 날카로워지며 마무리되어있다. 현대적인 미를 풍기는 또렷한 눈썹. 청순함 그 자체의 아름다운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눈초리가 길게 째진 두 눈동자였다. 긴 속눈썹에 둘러싸여 언제나 물기를 띤 것처럼 촉촉한 검은 눈동자. 그것이 지적인 그녀에게서 요염한 색과 향기를 느끼게 했다.
좀 더 평범한 여자라면 좋을텐데…… 너무 너무 아름다워. 히토미의 지나치게 뛰어난 아름다움이 오히려 그녀를 번거롭게 만들고 있는 사실을 타카코는 잘 알고 있었다. 일본 최고학부인 동경대졸업생, 게다가 뛰어난 미녀라면 세상은 그냥 놔두지 않는다. 실제로 착실하게 보도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싶다는 히토미의 의사와는 정반대로 매스컴은 오래간만에 등장한 대형 스타로서 그녀를 취급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억 단위가 넘는 계약금을 준비하고 그녀의 전속을 위해 움직인 프로덕션도 있었던 정도였다.
타카코가 히토미의 매니저역을 자임하는 것은 단순한 호의만은 아니었다. 외부의 그러한 여러가지 빼내기 공작을 방지하는 목적도 있었다. 누가 뭐라해도 아리요시 히토미는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등장한, 미국 ABC방송국의 간판 앵커우먼 바바라 월터스 수준의 실력파 여성 캐스터인 것이다.
「그럼 월요일의 기획안은 팩스로 보낼게」
「네, 부탁합니다」
텔레비전방송국에선 히토미의 집으로 프로그램에 필요한 정보나 특집 기획의 아이디어를 팩스를 통해 끊임없이 보내고, 그 중에서 히토미는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프로그램 시작 3시간 전에 열리는 스탭회의에 참석한다. 뉴스의 선택에 대해서는 히토미의 선택이 최우선이었다.
「내일은 그이와 즐거운 시간 보내요~」
그렇게 말하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타카코는 분장실을 나갔다.
다음 날 토요일 밤. 히토미는 약혼자 쿠니이 유키히사의 맨션을 방문하였다. 20다다미는 됨직한 거실에는 고급 카페트가 깔려있고 천정까지 닿은 통유리창 너머 고속도로의 야경이 환상적으로 떠올랐다. 토쿄 세타가야의 그 고급 맨션은 두 사람의 약혼을 축하하며 유키히사의 아버지가 사 준 것이었다. 4개월 후로 다가온 신혼생활을 위한 준비로 집에는 새로운 가구나 생활용품이 조금씩 옮겨지고 있었다.
히토미는 느긋한 기분으로 와인을 마시면서 창 밖에 펼쳐지는 야경을 바라보거나, 책을 읽거나, 때때로 TV에 멍하니 시선을 향하거나 하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THE NEWS LIVE」에 쏟아넣은 그 피로를 달래기에는 확실히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외무성의 엘리트 관료인 유키히사는 곧 유럽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차관과 함께 참석하기 때문에 연설초고를 정리하느라 아까부터 서재에 틀어박혀있었다.
모처럼 둘만의 주말이 일로 엉망이 되어도 히토미에게는 그다지 불만이 없었다. 부부나 애인이기 전에 각각 자립한 한 사람의 남자와 여자, 그것이 히토미와 유키히사의 교제하는 방법이었다. 따라서, 히토미는 결혼해도 「THE NEWS LIVE」의 일을 쭉 계속할 계획이었다. 유키히사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며 가사분담은 걱정말라고 하였다. 그것이 히토미에게는 무엇보다 기뻤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아내의 일에 대해서도 충분한 이해심을 갖고있는 남자. 히토미에게 있어서 유키히사는 확실히 이상적인 배우자감이었다.
아까부터 그냥 켜놨던 텔레비전에서는 성인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다. 농후한 성적매력과 화려한 액션장면으로 인기있는 여자형사 시리즈로서 주연인 여자형사는 타카라즈카(?塚)가극단(註 1924년 설립된 일본의 명문극단)출신의 육감적인 미녀배우가 맡고 있었다. 이번 방송은 그녀가 비밀 매춘조직을 쫓는 스토리인 것 같았다.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히토미도 몰입해서 보게 되었다.
(언제까지 부자집 사모님처럼 고상하게 굴건가! 너는 이제 우리조직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단 말이다. 포기하고 얌전하게 손님을 받아!)
아름다운 유부녀를 강간하고 자신의 정부로 만든 야쿠자가 이번엔 그녀에게 매춘을 강요하는 장면이다. 늦은 밤시간이라고 해도 텔레비젼방송으로서는 꽤 하드한 내용이다.
(아……아니, 싫어요, 매춘은! )
(뭐야! 이 년이!)
유부녀의 머리카락을 잡아 따귀를 작렬시킨다. 몸을 떨며 격렬하게 흐느껴 우는 여자. 폭력을 행사하면서 야쿠자는 끊임없이 입가에 기학적인 엷은 웃음을 떠올리고 있었다.
(자자… 다음에 내가 또 충분히 귀여워해줄 테니까…)
(우, 우우…… 아니, 놓아요…)
폭력으로 유부녀를 충분히 위협했다고 생각했는지 남자는 돌변해서 등 뒤로 여자의 몸을 꼭 껴안고 음미하게 가슴을 애무하며 키스를 요구했다. 여자는 허약하게 저항하는 것 같더니 야쿠자의 포옹에 곧 허리를 꿈틀거렸다.
(너도 이런거 정말 좋아하잖아? 굳이 싫은 일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마. 너에게도 즐겁고 좋은거야…)
남자의 한 손이 스커트를 걷어 안쪽으로 파고들자 참지 못하고 유부녀는 비음을 흘렸다.
(알았지, 카요코?)
(……예, 알았어요. 손님을 받을게요, 좋아요…)
창녀가 되기를 결의한 유부녀의 슬프고도 요염한 표정이 클로즈업되면서 광고방송이 시작되었다. 불쾌했다. 가만히 응시하고있던 히토미는 잘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구나 생각하며 몸 전체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눈가와 뺨이 붉어졌다. 와인의 탓 뿐만이 아니다. 저속한 드라마라고 생각하면서도 쿡쿡 성감이 자극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남우의 예명은 몰랐다. 하지만 독특한 악역으로서 최근 눈에 띄게 나오고 있는 것은 히토미도 알고 있었다. 폭력적인 야쿠자 그 자체의 풍모. 평상시라면 그러한 야비한 타입에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히토미였지만, 그 남자만은 왠지 달랐다. 특히, 가늘고 붉은 기가 감도는 흉악한 눈, 위압감이 느껴지는 대담한 목소리가 히토미의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었다.
그 배우의 연기를 몇 번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이상한 고양감이 치밀어 올라왔다. 최면술에 걸린 것처럼 생각이 희미해지며 저려와 몸 안쪽이 달아오르는 것이었다. 오늘 밤의 경우는 특히 반응이 격렬했다.
왜……? 어째서일까?
리모콘으로 TV를 껐다. 달아오른 뺨을 쓰다듬으며 아름다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러나 여전히 화면에 아른거리는 남자배우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바로 다시 TV를 켰다. 광고가 끝났다. 언제 또 그 남자가 나올지 조마조마하며 히토미는 텔레비젼을 응시했다.
와인을 마시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모습을 유키히사씨가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몰래 보는 것 같아 꺼림직했다. 유키히사가 빨리 나와서 텔레비전을 끄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좀 더 좀 더 이상한 흥분에 잠기고 싶다는 마음이 서로 뒤엉켜 혼란스러웠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인 여형사가 매춘조직이 경영하는 캬바레에 잠입했다. 두드러진 미모와 관능적인 몸매로 여형사는 금새 가게의 넘버원이 되었고, 야쿠자들도 창녀들을 대할 때와는 180도 다른 태도로 그녀를 대우해주었다. 그녀도 일부러 교태를 보이며 상대를 방심시켜 어떻게해서든 조직의 비밀을 손에 넣으려고 했다.
조직의 똘마니에게 아슬아슬한 미인계로 비밀을 캐낸 것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수사를 진행하던 여형사에게 위기가 닥쳐왔다. 일찌기 그녀가 검거한 부녀자폭행범이 우연히 캬바레의 손님으로 온 것이었다.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야쿠자들이 그녀를 가게에서 데리고 나가 지하실에 감금해버렸다.
다시 그 남자배우의 차례다. 야쿠자 조직에서 중간보스정도의 지위로 짐작되는 그는 지하실에서 여형사와 단 둘이 마주했다.
(우리 가게에 몰래 잠입해오다니 좋은 배짱이야. 뭐, 죽을 각오는 이미 했겠지?)
여형사는 호스테스차림으로 기둥에 묶여있었다. 농염한 검은 이브닝드레스 속에 떠오른 가슴 융기가 눈에 두드러졌다. 그 남자는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여자의 턱을 잡고 얼굴을 일으켰다. 여형사의 표정은 공포에 질려있었다. 오늘 방영분이 드라마에서 최고 볼만한 장면인 것 같았다. 이 정도라면 시청률이 상당할 거라고 생각되었다. 어설픈 포르노보다 여배우의 외모가 훌륭하고, 연기력도 비교할 수 없다.
(만약 내가 이 역을 한다면… 아마 진짜로 느껴서… 좀 더 요염한 연기를 할 수 있겠지……)
히토미는 이상하게 흥분된 머리로 이상한 상상을 해 보았다. 스스로는 결코 인정하려 하지않지만, 그 남자배우의 상대역을 대신해 보고싶다고 바라는 자신이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어떻게 될까? 설마 이 여배우가 범해질 리는 없겠지… 그래, 그렇게 바보같이 당하지는…)
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맑은 눈동자를 크게 뜨고, 가슴조이며 몰입해 응시하는 히토미. 여배우는 타카라즈카 출신의 훌륭한 스타로서 알몸을 파는 포르노 여배우와는 달랐다. 설마 그런 창녀나 거지 따위의 천한 역을 할 합당한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히토미는 제 정신이 아니었다.
(으음… 이런 여자를 죽이는 것은 아까운데…)
(그만둬! 손대지 마!)
(내가 귀여워해주지)
머리카락을 쓸어올려 여형사의 조각같은 미모를 바라보며 그 허덕이는 모양을 즐긴 그는 드레스로 감싸인 몸을 음흉한 시선으로 훑어내렸다.
(아니!)
남자의 손이 드디어 육체를 쓰다듬더니 자신있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대단한 리얼리티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히토미는 자신의 피부가 만져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안돼, 그러지 마… 아무나 와서 이 사람을 도와줘요…)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외치는 히토미. 어느새 히토미 자신도 한 손을 블라우스 위로 올려 가슴을 넋놓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유두가 이미 딱딱하게 응어리져 예민해져 있었다. 하반신에서는 스멀스멀하게 파고드는듯한 기분에 늘씬하게 뻗은 허벅지를 서로 비벼 마찰시켰다. 텔레비젼에서는 여형사의 드레스 스트랩이 내려져 눈부신 유백색의 어깨가 노출되었다.
(깨끗한 피부인걸… 게다가 몸매도 끝내주는구만, 히히히)
(…………)
(수사는 얼마나 진행되었나? 사실대로 실토하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여자 형사는 밀려오는 수치심 속에서도 입을 꼭 다물었다. 양쪽 어깨가 완전히 드러나 스트랩레스의 검은 브래지어가 살짝 보이며 당장이라도 풍만한 유방이 넘쳐 흐를 것 같았다.
아아… 저런 남자에게… 속살을 보이게되다니…
드라마에 맞춰 히토미는 허덕이면서 블라우스의 버튼을 2개 풀었다. 나긋나긋한 어깨를 자신의 손가락으로 쓰다듬고는 스커트 위로 손을 움직였다. 새하얗던 뺨이 요염하게 상기되었다. 뜨겁고 음란한 것이 육체의 중심을 격류가 흐르듯 관통하여, 왠만한 남성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날카로운 지성과 정치, 경제, 과학기술과 국제정세분석에 정통한 미인 뉴스캐스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음탕한 일면과 만났다.
(태도를 봐서 내 정부로 삼아주도록 하지, 물론 목숨도 살려주고)
(그렇게 해서 나한테도 매춘을 시키려고! 누가 그런 일 할거라고 생각해!)
(헤에에, 과연 경찰다운 성깔인걸. 그렇지만 나는 너처럼 성격이 드센 여자를 괴롭히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구)
야쿠자는 드레스의 가슴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정말 놀랍게도 브래지어 속에 숨겨진 유방을 움켜쥐는 것이었다. 골짜기의 하얀 살들이 흔들렸다. 저 미인 여배우가 설마 저정도까지 전력투구 연기를 보여주리라고는 의외였다. 아니면 남자 쪽이 마음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 남자배우라면 어렵지않은 일이라고 생각들었다. 가슴이 반쯤 노출된채 유방을 희롱당하는 그녀의 번민하는 모습은 너무나 생생하였다.
아…… 저 야비한 남자에게 유방까지 능욕당하고 있다. 히토미의 심장은 쿵쾅거렸고, 피부에는 흠뻑 땀이 배었다. 할 수 있다면 그 여배우와 교대하고 싶었다. 지금은 그렇게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럼 이제 알몸으로 만들어줄까…)
남자의 손이 이브닝드레스를 움켜잡고 천을 찢으려고 했다. 히토미는 숨막히는 섬짓한 감각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몸을 꿈틀거렸다.
(아니! 그만둬. 차라리 죽여! )
(그렇게 간단하게 끝낼수는 없지. 일단 충분히 즐기고 나서다)
검은 드레스가 찢어지며 하얀 피부가, 브래지어에 싸인 젖가슴이 아슬아슬할 정도로 드러났다. 옷이 벗겨진다…. 히토미는 가슴을 만지던 손에 힘을 주어 하얀 브래지어의 레이스 아래로 천천히 비비며 밀어넣었다. 지금 완전하게 주인공과 일체화되고 있었다.
아아, 야쿠자에게 몸을 더럽히는구나……
허리가 찌르르 저렸다. 그러나 성고문 장면은 거기까지였다. 다른 야쿠자가 숨을 헐떡거리며 뛰어들어와 경찰이 들이닥쳤다고 보고하는 것이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총격전의 소리에 이를 갈며 분통을 터뜨리는 야쿠자. 역시 미인형사는 더럽혀지더라도 최대한 몸을 지킬 수 있는 줄거리였다.
여자 형사가 갑자기 발길질을 날렸다. 어느새인가 줄을 풀었던 것이다. 과장된 모습으로 날아가는 야쿠자. 하얀 속살이 드러난 드레스차림의 여자형사는 훌륭한 각선미가 돋보이는 모습으로 차례차례 야쿠자들을 쓰러트렸다.
거기까지 본 히토미는 텔레비젼을 껐다. 지나친 흥분에 목이 말라 와인을 단번에 털어넣었다. 와인의 취기도 더해져 하얀 피부의 청초한 얼굴 전체가 관능적인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고혹적인 쌍꺼풀의 눈동자는 촉촉했고, 아름다운 입술은 희미하게 벌려진 채 하얀 블라우스의 가슴을 진동시키며 하아하아 거친 호흡을 했다.
어떻게 된 거지… 저런 저속한, 천한 프로그램에 자극되다니…
꿈에서 깬 것처럼 히토미는 자신이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블라우스의 버튼을 다시 채우고 스커트를 고쳐입었다. 팬티 속에서 보지는 벌써 흠뻑 젖어버렸다. 점막이 얼얼한 느낌이었다. 그만 팬티안에 손을 넣고싶은 충동과 열심히 싸웠다.
저런 저속한 남자배우의 어디가 도대체…… 싫어, 정말 싫어…
이런 기분으로 유키히사와 만나고 싶지 않았다. 화장을 고쳐 기분을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길고 부드러운 흑발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히토미는 세면실로 향했다.
날씬한 장신이었다. 텔레비젼에서는 대부분 상반신밖에 보이지않고, 또 부끄러움에 잡지용 전신사진을 찍지않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양사람같은 훌륭한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단지 날씬할 뿐이 아니라 허리나 넓적다리 부근은 25세라는 나이에 맞게 적당한 지방이 올라있었다.
순백의 블라우스 슈트가 그녀의 청순함을 한층 더 북돋우고 있었다. 과연 매일 텔레비젼을 통해서 수백만의 시선에 드러나는 것처럼 패션도 우아함 그 자체였다. 히토미가 움직이자 긴 스커트가 깨끗한 실루엣을 만들며 흔들렸다.
세면실의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자 히토미는 자기 혐오가 깊어졌다. 음탕한 분위기가 온몸에 감돌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얼굴로 카메라의 앞에 선다면 큰 일이 난다. 시청자들은 약간의 변화에도 민감했다. 히토미의 생리주기를 딱 알아맞춘 변태적인 팬레터가 온 적도 있을 정도였다.
뜻밖의 정욕으로 달아오른 뺨에 가볍게 파운데이션을 바르면서 간신히 히토미는 평소의 침착성을 되찾아갔다. 화장을 고치고 아름다운 머리결을 브러쉬로 빗으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뺨이나 눈가에 희미하게 메이크업한 얼굴은 평소의 이지적이고 청초한 아리요시 히토미 그 자체였다.
「아, 거기 있었어? 미안해, 혼자둬서」
유키히사가 세면실에 얼굴을 내비쳤다. 좋은 성장배경을 보여주는듯한 부드러운 외모에 끊임없는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일은 끝났어요?」
「아, 어느정도 대강은」
크게 기지개를 켜고 목을 좌우로 돌리면서 다가와 히토미의 뺨에 가볍게 키스했다. 쿠니이 유키히사는 동경대시절 국제정치학 세미나의 2년 선배였다. 히토미는 재학생의 신분으로 세미나의 리더를 맡은 그의 날카로운 지성에 존경을 보였고, 또 유키히사도 히토미를 여동생과 같이 귀여워해 주었다.
하지만 애인으로서 교제하기 시작한 것은 유키히사가 외무성에 입성하고 나서였다. 그때까지는 히토미 쪽에 사정이 있어 어느 선을 넘을 수 없었지만 그 이후, 둘의 사이는 착착 진행되어 교제한지 4년이 지난 올해 약혼까지 도달했다.
「오늘 밤을 사과하는 뜻으로 내일은 맛있는 디너를 대접해줄게」
등 뒤에 선 유키히사의 손이 살그머니 어깨에 놓여졌다. 두 사람의 시선이 거울속에서 겹쳤다.
「정말요? 기뻐요」
히토미는 거울 속의 유키히사를 향해 환한 미소를 던졌다. 유키히사의 눈동자가 빛났다. 화장을 고친 그녀의 미모는 거울 속에서 눈부시게 빛났다. 순백의 블라우스로 가려진 가슴의 융기가 유키히사의 성욕을 격렬하게 돋웠다.
「히토미……」
갑자기 히토미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탄력이 못견디게 좋았다. 유키히사는 한층 더 밀착해, 자신의 딱딱한 것을 히토미의 엉덩이에 부딪히며 거친 숨을 귓전에 내뿜었다.
「……아 응……아니」
허를 찔린 히토미는 귓볼까지 발갛게 물들었다. 선명하고 진한 눈썹이 살짝 찌푸려지며 촉촉한 윤기가 눈동자로 흘러 들었다. 언제나 신사적이며 매너좋은 유키히사가 그런 행동을 하는 일은 드물었다. 조금 전 텔레비전을 보며 느꼈던 흥분을 간신히 가라앉혔는데, 또다시 히토미의 안 쪽에서 불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으응… 오늘 어떻게…?」
「미안. 요즘 계속 일에 치여서 스트레스가 쌓여버렸어」
「저, 부끄러워요. 이런 곳에서는 싫어요」
「이봐. 거울에 비치는 너, 정말 깨끗해. 정말 아름답고 깨끗해」
흥분된 소리로 속삭이며, 한 손으로는 융기를 부드럽게 움켜쥐고, 다른 한 손은 블라우스의 버튼을 풀어갔다. 하얀 브래지어의 레이스 자수가 유혹하듯이 조금씩 드러났다. 부끄러움에 허덕이는 히토미의 얼굴도 정말 에로틱했다.
유키히사는 브래지어의 컵 안으로 손을 비집어넣었다. 결백의 반구형이 밖으로 넘쳐 흘러나왔다. 연한 복숭아색 유두는 이미 딱딱해져서 유키히사가 손가락으로 훑어낼때마다 히토미는 참지못하고 섹시하게 허리를 꿈틀거렸다.
「아아, 유키히사씨. 여기선 참아줘요……」
풍성한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가는 목덜미가 아름다운 라인을 드러냈다. 유키히사의 입술과 혀가 그 흰 목덜미에 들러붙었다. 요염한 향기가 콧속 가득 퍼지자 자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목덜미에 키스를 계속하며 유키히사는 거울로 히토미의 반응을 확인한다. 언제나 청초한 모습으로 정숙한 그녀도 오늘 밤은 격렬하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우아한 블라우스를 어지러이 풀어헤치고 피부를 노출한 히토미의 모습은 요염함 그 자체였다.
내가 느끼는 것처럼 히토미도 지금 하고 싶어하고 있다. 유키히사는 매우 기뻤다. 지금 인기 캐스터 아리요시 히토미를 독점하고 있다는 기쁨이 북받쳐올랐다. 이 최고의 미녀가 4개월 후에는 자신의 아내가 되는 것이다.
「히토미, 갖고 싶어. 지금 하고 싶어」
「싫어요. 여기에서는… 아니. 유키히사씨, 부탁이에요」
「좋잖아… 일하면서 너만 생각하고 있었어」
스커트가 뒤로부터 들쳐지더니 팬티스타킹과 팬티가 함께 벗겨 내려졌다.
「아아……」
히토미가 맑은 음성으로 괴로워하는 탄식을 내밷자 유키히사의 정감이 한층 더 부추겼다. 히토미는 세면대를 양손으로 잡고 히프를 뒤로 내미는 모습이 되었다. 잡티 하나없이 매끈하게 윤기흐르는 엉덩이가 유키히사의 자지를 요구하듯 움찔거렸다.
「이런 밝은 곳에서…… 부끄러워요」
히토미의 무릎이 부들부들 떨리며 번민하는 울음이 목까지 치솟아올랐다. 텔레비젼으로 격렬한 자극을 받은 후다. 사랑하는 유키히사에 이런 식으로 거칠게 재촉당하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버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입으로는 약하게 거절하고 있지만, 내심은 기대와 흥분으로 두근거렸다.
그건 그렇고 유키히사에게 이런 남성적인 박력이 있었다니, 기쁘고 놀라웠다. 평상시엔 섹스에 담백해서 맥이 빠질 정도였었다. 끈적끈적한 전희도 거의 없이 기계적인 피스톤운동으로 5분정도면 끝마치곤 했었다. 그다지 여자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그것이 섹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벌써 관능이 무르익은 히토미에게는 그것이 괴로웠다.
지금까지 유키히사에 안겨 한번도 오르가즘을 느꼈던 적이 없는 것이었다. 결혼하고 나서의 단조로운 부부생활을 생각하면 잘 해 나갈 수 있을지 자신감이 흔들리는 적도 있었다. 언제나 이런 식으로 사랑해줬으면, 온 몸을 떨며 울부짖게 만드는 부끄러운 섹스를 해 주었으면 하고 히토미는 절실하게 바랬었다.
「넣을께. 괜찮지?」
「안되요……」
「히토미의 여기는 내 것이야. 안된다고 말하지 마」
유키히사의 자지가 흠뻑 젖은 히토미의 질벽을 가르며 파고들었다.
「아아…… 유키히사씨… 아아…」
히토미는 요염하게 빛나는 몸을 꿈틀거리며 사랑하는 남자의 감촉을 통째로 받아들였다. 평소보다 훨씬 더 씩씩한 것이 점막을 관통해 들어왔다. 그것은 유키히사와 교제하면서 처음으로 맛보는 쾌락의 일순간이었다.
「히토미, 정말 좋아해. 이렇게, 이렇게 사랑하고 있어」
「기뻐요…… 당신, 좀 더, 좀 더…」
「이렇게? 히토미…」
등 뒤에서 격렬한 피치로 유키히사가 관철해왔다. 유방을 비벼 짓이기는 유키히사의 매우 거친 숨결이 목이나 귓전에 느껴졌다. 질벽 안쪽에서 애액이 주르륵 흘러나와 튀기 시작했다. 유키히사가 스커트를 크게 걷어올렸다.
「이봐, 히토미의 보지털이 훤히 들여다보여」
「아앗, 아니…… 그건…」
「이렇게 보니까 히토미도 꽤 음란한걸」
유키히사는 히토미의 하복부의 깊은 수풀을 손가락으로 헤치며 말했다. 음렬의 붉은 클리토리스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것을 눈치챈 유키히사는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끝으로 건드리며, 목덜미에 거침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아, 정말 좋아요…」
히토미는 화려하게 울었다. 싫어도 음모가 눈에 띈다. 환한 장소에서 유키히사의 눈에 선명하게 거기를 보여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약간 진한듯한 음모가 부끄러웠고, 그 수치가 또 새로운 흥분으로 연결되었다. 더 이상 어떻게 참지 못하고 목을 뒤로 돌려 유키히사에게 키스를 졸랐다.
농후한 입맞춤. 눈을 감고 음란하게 허리를 흔드는 히토미의 안에서 부글부글 붉은 악마가 태어났다. 유키히사와 조금 전의 남자배우가 어느새 바뀌었다.
히히히, 이것으로 이제 너는 나의 여자다. 더 이상은 도망갈 수 없다. 이제 손님을 받고 나에게 돈을 헌납하는거다.
귓가에 음란하게 속삭이며 남자가 배후에서 여체를 범해왔다.
아아, 좀 더, 좀 더!
관능의 심지가 녹아든 히토미는 조용히 혀를 빨아들이면서 마음속으로 외쳤다. 타액의 실을 당기며 서로 입술을 떼기가 무섭게 돌연 유키히사가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아앗… 히토미!」
「……아앗, 아니……아직……」
유키히사가 벌써 절정에 도달한 것이었다. 뜨거운 것이 몸 속에 내뿜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당황한 히토미는 질벽의 수축을 느슨하게했다.
「안돼요, 아직…… 예, 제발…」
「좋아. 최고야, 히토미. 함께, 함께 가자…!」
「아아, 너무해요. 아응……」
지금부터 서서히 달아오르려던 히토미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었다.
너무해… 자기만 먼저……
살짝 눈물을 머금고 거울을 보았다. 거기에는 유키히사 혼자서 넋을 잃은채 유열에 잠겨 몸을 진동시키고 있었다.